궁평항 브런치카페 사장님의 하루, 햇살과 함께 시작해 노을로 마무리하기
6월의 아침 공기는 언제나 설레는 무언가를 품고 있는 것 같아요. 특히 저희 카페가 있는 궁평항의 아침은, 짭조름한 바다 내음과 풀벌레 소리가 뒤섞여 아주 특별한 향기를 만들어내죠. 매일 아침, 이 공기를 가장 먼저 한껏 들이마시며 카페 문을 여는 것으로 저의 하루가 시작됩니다. 아직 아무도 밟지 않은 깨끗한 공간에 들어서면, 어제와는 또 다른 오늘을 잘 채워나가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돼요.
아침, 바다 내음과 커피 향으로 문을 열다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창문을 활짝 열어 밤사이 잠들어 있던 공간을 깨우는 거예요. 시원한 바닷바람이 카페 안으로 들어와 테이블 사이를 맴돌 때면, 비로소 ‘오늘도 시작이구나’ 실감이 나요. 그리고는 곧장 그라인더에 원두를 채워 넣습니다. 저희 카페는 세 가지 원두를 사용하는데, 그날그날 제 기분에 따라 첫 커피를 내려 마시는 소소한 즐거움이 있답니다. 오늘은 산미가 매력적인 화사한 원두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한 잔 내렸어요. 고소한 원두 가는 소리와 향긋한 커피 향이 공간을 가득 채우는 이 순간을 저는 가장 사랑해요.
커피 한 잔으로 잠을 깨우고 나면 본격적인 브런치 준비가 시작됩니다. 싱싱한 채소들을 정성껏 다듬고, 토마토는 먹기 좋게 손질해두죠. 샌드위치에 들어갈 재료들을 가지런히 정리하고, 쉬림프 에그인헬에 들어갈 새우와 소스를 확인하면 마음이 든든해져요. 오픈 시간이 가까워질수록 주방은 점점 활기를 띠기 시작합니다. 모든 준비를 마치고 제가 가장 좋아하는 창가 자리에 앉아 잠시 밖을 바라볼 때면, 곧 이곳을 채워줄 손님들의 웃음소리가 벌써부터 기다려지곤 해요.
점심, 활기로 가득 차는 공간
오픈과 동시에 약속이라도 한 듯 손님들이 찾아주시기 시작하면, 카페는 금세 온기로 가득 찝니다. 평일 오전에 혼자 오셔서 여유롭게 브런치를 즐기는 분들을 보면 저까지 마음이 평화로워져요. 한 손님은 창가에 앉아 바다를 보시더니 이런 말씀을 해주시더라고요.
“여기 창가 자리는 진짜 힐링 그 자체네요. 매일 오고 싶어요.”
이런 진심 어린 한마디가 제게는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몰라요. 주말에는 사랑스러운 반려견과 함께 오시는 분들이 많아져서 카페가 더욱 생기 넘치죠. 순한 눈으로 얌전히 앉아 주인을 기다리는 아가들을 보고 있으면 저도 모르게 엄마 미소가 지어져요.
오늘 점심에는 쉬림프 에그인헬을 드신 커플이 있었는데, 남은 소스에 빵을 싹싹 찍어 드시며 ‘이게 진짜 별미’라고 하시더라고요. 맞아요, 그 맛에 먹는 거랍니다. 누군가의 소중한 한 끼를 정성껏 만들어 대접하는 일. 이것이 제가 생각하는 브런치카페의 가장 큰 매력이에요.
오후, 나른함 속의 작은 행복
점심시간의 분주함이 지나가고 나면 카페에는 잠시 나른한 평화가 찾아옵니다. 저도 이 시간에 잠시 틈을 내어 늦은 점심을 먹어요. 제 최애 메뉴는 사실 가장 기본인 햄치즈샌드위치랍니다. 좋은 재료로 담백하게 만든 샌드위치와 시원한 커피 한 잔이면 오후를 보낼 에너지가 충분히 채워져요.
오후에는 보통 가볍게 커피나 음료를 즐기러 오시는 분들이 많아요. 친구와 함께 오셔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수다를 떠는 모습, 노트북을 가져와 조용히 자기 일에 집중하는 모습 모두 저희 카페의 소중한 풍경이 됩니다. 흑임자 크로플은 고소한 맛 덕분에 어른들도 참 좋아해 주시더라고요. 브라운치즈 크로플과 함께 주문해서 친구와 나눠 드시는 모습을 보면, 제가 다 뿌듯해져요.
가끔은 포장 손님들도 계세요. 치킨텐더랩이나 샌드위치를 주문해서 궁평항 해변으로 나들이 가시는 분들이죠. 저희 카페의 음식이 누군가의 즐거운 시간에 함께할 수 있다는 건 정말 기분 좋은 일이에요.
저녁, 노을과 함께 하루를 마무리하며
해가 서쪽으로 기울기 시작하면 카페는 온통 붉은빛으로 물들어요. 궁평항의 낙조는 정말 아름답거든요. 이 시간대에 오시는 손님들은 대부분 창가에 앉아 말없이 노을을 감상하시곤 해요. 하루의 피로가 싹 가시는 기분이라고 말씀해주시는 분도 계셨어요. 디카페인 커피를 찾으시는 걸 보니, 아마 내일의 활기를 위해 잠시 쉬어가시는 거겠죠.
마지막 손님을 보내드리고 나면, 이제 다시 저 혼자만의 시간이 찾아옵니다.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테이블을 닦고, 바닥을 쓸고, 내일 사용할 식기들을 정리해요. 반짝반짝 윤이 나는 커피 머신을 보며 오늘 하루도 무사히 잘 보냈다는 안도감과 함께 감사한 마음이 들어요. 모든 정리를 마치고 카페 불을 끄고 나올 때, 창밖으로 보이는 캄캄한 밤바다는 아침과는 또 다른 위로를 건네줍니다. 이렇게 또 하루가 가네요. 저의 소소하지만 행복으로 가득한 이 공간에서, 언젠가 당신의 하루와도 만날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따뜻한 햇살 속 아침 오픈 준비부터 노을빛이 가득한 저녁 마무리까지, 시간마다 다른 분위기를 품고 있는 이 작은 카페에서 하루를 함께 보내다 보면 참 고요하고 소중한 마음이 들어요. 오늘도 제 손으로 직접 내린 커피와 정성스럽게 구운 브런치 한 접시가 누군가의 쉼이 될 수 있어 감사했습니다. 궁평항 해변길을 따라 산책 오시는 길이라면, 카페하이디에 편히 들러 이야기 나눠보셔도 좋아요. 자세한 내용은 공식 홈페이지를 참고하세요.
카페 위치 안내
https://map.naver.com/p/entry/place/1152412928
전화
0507-1423-98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