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궁평항 작은 브런치카페의 하루, 햇살과 함께 시작해서 노을로 마무리하는 이야기
7월의 아침 공기는 어쩜 이렇게 싱그러울까요. 매일 아침 가게로 향하는 길, 차창 너머로 반짝이는 윤슬을 볼 때마다 궁평항에 오길 참 잘했다는 생각을 해요. 도심의 퍽퍽한 공기와는 다른, 짭조름하면서도 상쾌한 바다 내음이 코끝을 간질이면 그제야 ‘오늘도 시작이구나’ 실감이 나요. 가게 문을 열고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모든 창문을 활짝 열어 밤새 잠들어 있던 공간을 깨우는 거예요. 화성 바닷바람이 카페 안으로 가득 들어와 기분 좋은 하루의 시작을 알려주는 것 같죠.
오픈 준비의 시작은 언제나 커피 향과 함께해요. 그날그날 사용할 원두를 갈 때 나는 고소한 향기가 제게는 가장 큰 안정감을 주거든요. 저희는 세 가지 원두를 두고 그날의 날씨나 기분에 따라 손님들께 추천해 드리곤 하는데, 오늘은 유난히 하늘이 맑아서 산미 있는 화사한 원두가 인기가 많을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어요. 커피 머신을 예열하고, 신선한 채소들을 정갈하게 손질하고, 소스를 준비하다 보면 어느새 오픈 시간이 훌쩍 다가와요. 고요했던 카페가 곧 손님들의 이야기와 웃음소리로 채워질 걸 생각하면 늘 가슴이 두근거려요.

오전 11시, 첫 손님이 들어오셨어요. 창가 가장 좋은 자리에 앉아 햇살을 만끽하시며 프렌치토스트를 주문하셨죠. 폭신한 식감에 달큰한 풍미까지… 접시에 올려진 순간부터 이미 기대감이 느껴지는 메뉴랄까요. 주말 오전의 여유를 만끽하는 손님들의 모습을 보면 저까지 덩달아 행복해지곤 해요. 곧이어 점심시간이 되자 카페는 금세 활기를 띠기 시작했어요. 친구분들과 함께 오셔서 저희 시그니처 메뉴인 쉬림프 에그인헬을 드시던 테이블에서는 연신 감탄사가 터져 나왔죠. 보글보글 끓는 소리까지 맛있는 에그인헬은 역시 빵을 푹 찍어 먹는 게 진리라면서요.
요즘 부쩍 날이 좋아져서인지 강아지와 함께 궁평항으로 산책 나왔다가 들러주시는 분들도 많아졌어요. 저희 카페는 애견 동반이 가능해서, 얌전히 앉아 주인을 기다리는 귀여운 댕댕이 손님들을 보는 것도 큰 즐거움 중 하나랍니다. 커피 한 잔 마시며 창밖 너머의 바다를 바라보다 보면, 잠시 서울살이의 분주함을 놓게 되는 것 같아요. 가끔은 커피를 고르기 어려워하시는 분들께 디카페인 원두를 소개해 드리기도 해요. 오후 늦게 커피를 마시면 잠을 설친다는 분들도 부담 없이 즐기실 수 있으니까요.
한차례 바쁜 시간이 지나고 나면 잠시 저만의 시간을 가져요. 저도 출출해질 때쯤이면 간단하게 햄치즈샌드위치를 만들어 먹곤 하는데요,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신선한 재료의 맛이 잘 느껴져서 제가 제일 좋아하는 메뉴이기도 해요. 잠시 창밖을 보며 멍하니 바다를 바라보고 있으면, 복잡했던 머릿속이 차분하게 정리되는 기분이 들어요. 이 시간이 바로 제가 이 일을 사랑하는 이유 중 하나일 거예요.
오후에는 가볍게 식사하고 싶으셨는지 치킨텐더랩을 포장해 가시는 손님도 계셨어요. 바다 보면서 드시면 얼마나 맛있을까, 괜히 제가 다 설레더라고요. 주말을 맞아 가족 단위로 오셔서 샐러드와 샌드위치를 나누어 드시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따뜻해져요. 달콤한 브라운치즈가 올라간 크로플을 좋아하시는 아이들도 계셨는데, 조심히 한입 베어무는 모습이 어찌나 귀엽던지요. ‘맛있다’는 한마디, 만족스러운 표정 하나하나가 쌓여 저의 하루를 가득 채워준답니다.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서쪽으로 기울기 시작하면 마감을 준비할 시간이에요. 궁평항의 노을은 정말 한 폭의 그림 같아서, 이 시간대의 카페 분위기를 가장 좋아하시는 단골손님도 계세요. 마지막 손님이 나가시고 난 뒤, 의자를 정리하고 테이블을 닦으며 오늘 하루를 되돌아봐요. 어떤 손님들이 오셨고,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고, 어떤 메뉴가 가장 사랑받았는지.
오늘도 저희 브런치카페를 찾아주신 모든 분 덕분에 무사히, 그리고 행복하게 하루를 보낼 수 있었어요. 북적였던 공간이 다시 고요해지고, 잔잔한 음악만이 흐르는 카페에서 붉게 물든 하늘을 바라보는 이 순간. 내일은 또 어떤 새로운 이야기들이 이곳을 채우게 될까 기대하며 조용히 하루의 끝을 맞이합니다. 궁평항의 하루는 이렇게 깊어갑니다.

오늘은 특히 창가 쪽 햇살이 예뻐서 커피 드시던 분들이 “이런 분위기에서 쉬어갈 수 있어 참 좋다”고 해주셨어요. 프렌치토스트는 부드러운 식감 덕분에 아침부터 반응이 좋았고, 치킨텐더랩은 포장으로도 많이 찾으셨어요. 바닷바람이 살랑부는 궁평항에서 따뜻한 커피 한 잔 생각나신다면, 카페하이디가 조용히 문 열어두고 있을게요. 궁금하신 점은 언제든지 전화 주세요.
카페 위치 안내
https://map.naver.com/p/entry/place/1152412928
전화
0507-1423-98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