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와 함께 즐기는 궁평항 브런치 경험

바다 근처, 햇살 좋은 오전의 풍경

오늘은 아침부터 바람이 참 기분 좋아요.
햇살은 따스하고, 바다는 잔잔해서 그런지 괜히 마음까지 말랑해지는 날이에요.

가게 앞 데크에 테이블 두 개 정도를 놓아두었는데, 은근히 이 자리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요. 오늘도 강아지랑 같이 산책하던 손님 두 분이 앉아계셨는데, 테이블 너머로 보이는 궁평항 풍경이 참 예쁘다고 하시더라고요. 저도 잠깐 나와서 같이 보게 되더라는…

이 계절엔 이런 시간이 정말 귀하죠. 아직 춥지도 덥지도 않고. 가게를 조금 일찍 열고 천천히 하루를 시작하는 요즘입니다.

오늘은 저도 출근하자마자 프렌치토스트로 간단히 요기했어요.
폭신한 식감에 버터 살짝 녹아들면, 정말 그 향만으로도 하루가 편안해지는 기분이에요. 따뜻한 커피 한 잔이랑 같이 먹으면… 말 다 했죠 뭐.

그러고 보면, 이쯤 되면 저만 모르는 법칙 같은 게 있는 걸까요? 쉬림프 에그인헬은 비 오는 날보다, 이상하게 햇살 좋은 날에 더 많이 나가더라고요.
꾸덕한 토마토소스에 통통한 새우 올라간 걸 보면서, 항상 ‘한 입만…’ 하고 싶어진다니까요.

점심에 오신 부부 손님은 치킨텐더랩을 드시면서 조용히 대화를 나누시는데, 제가 다 흐뭇했어요.
요즘엔 바쁘게 사느라 오붓한 식사 자체가 쉬운 일이 아닌데, 그 조용한 시간의 공기가 너무 좋아 보여서.

그러다 주방 안에서도 조용히 입꼬리 올라가고… 이런 분위기가 참 좋아요.
저도 언젠가는 가게 말고 이런 여유를 가지게 되겠죠?

요즘 들어 종종 반려견 데리고 오시는 분들이 많아졌는데, 사실 그 조합이 이 공간이랑 제일 잘 어울리는 것 같기도 해요.
바다 쪽으로 고개 돌리고 앉아 있다가 강아지 얼굴 한번 보고, 커피 한 모금 마시고…
이걸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요. 그냥 직접 와보셔야 할 것 같은 기분이에요.

어떤 분은 흑임자 크로플 드시는 중에, 진짜 조용히 감탄하셨는데 말 안 해도 다 느낄 수 있었어요.
이상하게 그 쫀득한 식감이랑 고소한 맛이, 바닷바람이랑 잘 어울려요.

오늘 같은 날은 원두 셋 중에서도 제일 라이트한 산미 있는 커피가 잘 나가요.
투명한 유리잔에 조금은 연한 빛깔로 담기면, 그걸 들고 데크에 앉아 계시는 모습이 누가 사진이라도 한 장 찍으면 딱 가을 엽서예요.

저도 가끔은 그렇게 앉아 있고 싶을 때가 있어요. 아직은 일하다 말고 오래 앉아 있을 수는 없지만, 언젠가는 손님 없을 시간에 살짝 흉내라도 내보려구요.

한 분은 햄치즈샌드위치를 드시며 문 앞 그늘 아래 오래 앉아계셨어요.
책을 가져오셨던데, 페이지를 넘기는 손이 참 느긋해 보였어요. 그런 분위기는 절로 가게 속도를 느리게 만들더라고요.

혼자 오는 손님들 중에 일부러 아무 말도 안 하고 계신 분들 계세요. 저도 괜히 방해 안 하게 조용히 행동하게 되는 그런 날들이 있지요.

오늘은 그런 손님들 덕분에 저도 무척 고요한 기분이었어요.

조용한 오후, 창문 넘어로 가끔 불어오는 바람 탓에 나뭇잎은 살랑살랑, 커튼은 가볍게 나풀.
그런 순간을 눈치 챈 한 팀은 브라운치즈 크로플을 천천히 나눠 드셨어요.
질문도 대답도 없이, 그냥 기분 좋은 기색만 오가는 그런 테이블이었달까요.

혹시 혼자라도 바다 보면서 좋은 하루 시작하고 싶은 분 있다면,
가볍게 산책 삼아서 들르기 좋은 그런 온도예요, 요즘.

가끔 들어오는 노래 가사처럼, 바람이 말을 걸어오는 듯한 초가을 오후.
서울보다 한 박자 느린 이곳 궁평항이, 오늘은 유난히 더 마음에 스며들어요.


오늘은 프렌치토스트 굽는 냄새로 하루를 시작해서 그런지, 온종일 마음이 푹 놓이는 기분이었어요. 손님분들도 하나둘 데크 자리에 앉아 계시며 여유로운 시간을 나누어주셔서 저도 덩달아 고마운 하루였고요. 궁평항 쪽 산책길 따라 오시다 보면, 자연스레 카페하이디 문을 열게 되는 그런 계절입니다.
카페 위치 안내
https://map.naver.com/p/entry/place/1152412928

전화
0507-1423-98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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