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메뉴 조합으로 손님을 끌어들이는 방법

바람 따라 햇살 따라, 브런치와 함께한 해변 근처의 하루 이야기

가게 문을 열기 전부터 마음이 따뜻해지는 날이 있어요. 오늘이 딱 그랬어요. 유난히 맑고, 공기가 말갛다 싶더니 바람도 살살 불고요. 이런 날은 창문 활짝 열고 오픈 준비하면서 저도 모르게 웃게 돼요. 커피 내리는 손길도 평소보다 더 부드러워지는 기분이랄까. 궁평항 가까이 이런 작은 브런치 가게 하나 있다는 게, 저한텐 아직도 조금은 꿈같거든요. 바다 보고, 볕 좋은 자리에서 커피 한 잔에 식사까지 가볍게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는데, 그게 꼭 제가 살고 싶은 하루의 풍경 같았어요.

조용한 바닷가 옆, 햇살이 오래 머무는 가게

카페하이디는 궁평항에서 바다 냄새 조금 따라 걷다 보면 만날 수 있어요. 건물 전체가 막 반짝이는 건 아니지만, 오후 해가 길게 들어오는 통창 쪽 자리에 앉으면 누구든 기분이 좋아지실 거예요. 벽 한쪽에 걸린 소박한 그림들이나 조용히 틀어놓는 재즈도 일부러 과하게 멋내지 않았어요. 강아지와 함께 오시는 손님들이 많다 보니, 앞마당엔 작은 리드줄 고리도 달아뒀고, 물그릇도 준비돼 있어요. 이 가게는 사람보다 동물이 먼저 자리를 고를 때도 있어요. 그만큼 자유롭고 편안한 분위기라서, 바쁜 도시에서 벗어나고 싶은 분들에겐 잠시 숨 고르기 좋은 공간이 될 거예요.

쉬림프 에그인헬은 이곳에 오신 분들 거의 한 번쯤은 드시고 가요

토마토 베이스 소스가 진하지도, 묽지도 않아서 정말 딱 국물 찍먹하기 좋은 맛이에요. 새우가 꽤 도톰하게 올라가 있어서 숟가락으로 퍼먹으면 씹는 맛도 살아있고요. 요즘 같은 계절엔 창가에 앉아 쉬림프 에그인헬 한 접시 비우고 나면 몸이 데워지는 느낌이 들어요. 손님 중 어떤 분은 국물 끝 맛이 담백해서 해장에 너무 좋다고 하시더라고요. 막 맵거나 짠 자극적인 맛이 아니라서 그런가 봐요. 여기에 커피는 원두 세 가지 중 골라 마실 수 있는데, 저는 바디감 있는 다크 로스팅이 에그인헬이랑 제일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강아지가 앉은 자리, 그 옆에서 브런치를 먹던 손님의 미소

며칠 전엔 흰 치와와 한 마리를 데리고 오신 분이 있었는데, 그 친구가 입구 쪽 그늘진 자리에서 꼼짝 않고 앉아 있더라고요. 바람이 그 자리에 딱 좋았나 봐요. 주인분은 햄치즈샌드위치 시켜서 여유 있게 드시고, 중간중간 강아지 머리 한번 쓰다듬고… 그런 조용한 주말의 풍경이 저는 참 좋았어요. 음식을 드시면서 별말 없이 바다 쪽만 보고 계셨는데, 나갈 때 그러셨어요. “하루가 새로 시작된 기분이네요.” 그 말이 요즘 제 마음에도 자꾸 남아요.

치킨텐더랩은 보기보다 든든해서 놀라시는 분들이 많아요

속재료가 많다 보니 한 손으로 막 들고 먹기엔 좀 묵직해요. 닭가슴살 텐더가 촉촉해서 퍽퍽하지 않고, 채소도 신선해서 별다른 소스 없이도 맛이 잘 어우러져요. 여기에 브라운치즈 크로플이나 흑임자 맛 버전도 곁들이면 풍성한 식사가 되죠. 특히 브라운치즈는 짭짤하고 단맛이 같이 나서 커피랑 같이 드시는 분들이 많아요. 어떤 손님은 흑임자맛은 약간 추억 같다고 하셨어요. 어릴 때 먹던 깨강정 향이 난다고요. 저는 그 말 듣고 괜히 웃음이 났어요. 이 공간에서 그런 말들이 오가는 게 좋았어요.

오늘의 추천: 쉬림프 에그인헬과 다크 로스팅 커피

정말 맛있는 조합이에요. 매운맛이 강하지 않은 토마토 국물에 도톰한 새우 하나씩 건져 먹고, 그 사이사이에 깊게 볶아진 커피 한 모금 마시면 속이 따뜻하게 풀어지는 기분이에요. 특히 요즘처럼 해가 짧아지고 바람이 서늘해지면 더 잘 어울리는 조합 같아요. 어떤 손님은 에그인헬 먹으면서 중간중간 빵 쪽 찍어 드시는데, 그 모습이 너무 정겨워서 한참 바라보게 될 때도 있어요. 음식이 맛있는 걸 넘어서 따뜻한 장면이 되더라고요.

오래 기억에 남은 손님 이야기 하나 더

지난달 비 조금 내리던 어느 평일에, 자전거 끌고 들어오신 손님이 계셨어요. 우비를 살짝 벗으시며 치킨텐더샌드위치를 주문하셨는데, 따뜻한 거 하나 나올 때까지 가게 조용히 둘러보다가 그러시더라고요. “밖엔 비 오고요, 여긴 햇살 있는 공기 같네요.” 그 말이 그렇게 마음에 남았어요. 비 내리는 바깥 세상과 햇살처럼 느껴지는 공간 사이 그 어딘가에 이 작은 가게가 자리하고 있다는 걸 다시 실감했죠. 음식도 공간도 사람들 기억 어딘가에 말 없이 남아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마치며

오늘도 바닷가 마을의 작은 브런치 가게에서 하루를 보냈어요. 따뜻한 음식과 느긋한 시간이 사람들의 하루에 작은 쉼표가 되길 바라며, 내일도 같은 자리에 있어요.


바닷바람에 살짝 차가운 기운이 감도는 11월의 궁평항, 그런 날엔 따뜻한 프렌치토스트 한입과 고소한 원두 커피가 은근히 위로가 되더라구요.

소소한 대화와 고른 브런치 조합으로 채워지는 하루가 저에겐 참 큰 힘이 돼요. 카페하이디에서의 시간들이 누군가에게도 그런 순간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에요.

카페 위치 안내
https://map.naver.com/p/entry/place/1152412928

전화
0507-1423-98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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